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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메이크 음반 ‘그대만 있다면’으로 3년 만에 돌아온 신지수

음악에 괴리감…복학·여행으로 도피
중2때 듣던 ‘그대만 있다면’ 리메이크
유명한 곡으로 나를 표현하고 싶었다


딱 7년 전, 가수 신지수(26)는 인생의 목표였던 데뷔만 바라보고 달렸다. 오직 “음악 하나만 생각”했다. 막상 그 꿈을 이루고 나니 공허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밀려들었다. 그럴수록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을 더 옭아매고 채찍질했다. 그러자 어느 순간에는 그렇게 좋아하던 음악도 듣기 싫어졌고 모든 걸 내려놓게 됐다.

2011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3’를 통해 독특한 목소리와 뛰어난 음악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신지수가 2015년 정식 데뷔한 후 돌연 모습을 감췄다. 신인 가수가 부지런히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해도 부족한데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모험과 같은 결심을 했다.

“재정비 시간이 필요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당시 열아홉 살이었다. 너무 잘하려다 보니까 어깨에 자꾸 힘이 들어가더라. ‘데뷔’가 인생의 목표가 된 저를 보고 괴리감과 박탈감이 생겼다. 처음 몸담았던 기획사에서도 나오게 됐다. 제가 생각하는 음악적인 방향과 회사에서 원하는 방향이 맞지 않았다. 정신이 건강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내가 사라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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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송세월은 아니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중의 관심 속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내면을 다지는 데 알찬 시간이었다. 신지수는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20대에 할 수 있는 걸 찾았고, “로망”이었던 여행을 떠났다.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는데 정작 나는 음악으로 위안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중요한 건 음악이 아니라 인간이 먼저 돼야겠더라. 학교(복학)와 여행을 피난처로 삼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했다. 교만했다는 것도 깨닫고 반성도 많이 했다. 아프고 곪았던 부분이 자연스럽게 치료가 됐다. 돈으로도 못사는 값진 경험이었다.”

오랜 공백기간을 끊게 해준 건 다름 아닌 음악이었다. 한때 듣기도 싫었고 일부러 찾아 듣지 않았던 음악이지만, 또래 친구들이 “네 목소리의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조언과 격려에 용기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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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가” 감수성을 살릴 수 있는 음악에 대해 고민했다. 신곡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자신의 독특한 목소리를 돋보이게 하면서 감성을 그대로 전달하자는 생각에 리메이크 곡을 내기로 결정했다. 최근 발표한 곡은 2006년 혼성밴드 러브홀릭이 선보인 ‘그대만 있다면’이다.

“돌이켜보면 ‘중2병’이 맞는 것 같다. 하하!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초심을 찾게 됐다. 오래 쉬고 나와서 ‘신지수는 이런이런 색깔을 가진 가수’라고 알리는 것보다 이미 유명한 곡으로 저를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리메이크를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딱 떠오른 노래가 ‘그대만 있다면’이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한참 즐겨듣던 곡이다.”

사실 리메이크는 양날의 칼과 같다. 유명한 곡을 잘못 리메이크했다가는 좋은 곡을 망쳤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신지수는 그런 비난의 상황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른 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쓸데없이 많은 걸 생각하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걸 이미 경험을 통해서 깨달았다. 재해석, 그 하나에 초점을 맞췄다. 제가 느낀 감성을 그대로 전달해 예전 향수를 불러일으켰으면 된 거다. 음악은 재밌고 즐겁게 하는 사람이 최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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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결 홀가분해졌고, 자신감에 찬 표정이다. 더 이상 “잦은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목표도 당연히 “방송활동을 많이 하고 노래하는 자리에 많이 서는 것”이다.

그리고 공백기 동안 “치유 목적”으로 배웠던 미술을 이용해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신지수는 현재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유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엽서와 휴대전화 케이스에 그림을 그려 판매하고 있다.

“거창한 건 아니지만 미술가로서 예명도 있다. 하하! 피카소를 꿈꾼다는 의미에서 ‘베비카소’(babicasso)다. 세어보지는 않았는데 그린 그림 수만 100편이 넘는 것 같다. 음반재킷도 내가 그린 거다. ‘그대만 있다면’과 잘 어울릴 것 같아 ‘허그’라는 제목도 붙였다. 이렇게 뜨겁게 살아본 적이 언제인가 싶지만, 앞으로도 더 열정적으로 살 거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